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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는 왜 ‘닭그네.kr’ 도메인을 구매했을까?
[HOOC]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도메인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도메인들 상당수가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지칭을 나타내는 것들로 확인됐습니다. 
도메인 등록사이트 후이즈에서 '닭그네'를 검색하면 누군가가 먼저 선점해 사용할 수 없는 도메인이라는 결과가 뜬다(사진=후이즈 캡쳐)

25일 도메인 등록 사이트 후이즈에 등록된 해당 도메인은 ‘닭그네.kr’ ‘닭그네.com’‘닭그네.net’ 등입니다.

박 대통령에 대해 희화하는 측에서 사용하는 단어인 ‘닭’과 ‘그네’가 결합된 단어들인데요.

후이즈에 등록된 해당 도메인 등록인 정보를 확인해보면 ‘대통령 비서실’로 확인됩니다. 도메인 책임자는 대통령 비서실이며, 등록인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와대로 1번지로 나와있습니다. 
사진=후이즈닷컴

바로 청와대 측이 직접 도메인을 구입하고, 등록 관리해온 것입니다.

후이즈에 따르면 도메인 하나를 등록하는데 드는 비용은 1년에 2만8600원. 3년 동안 사용하면 15% 할인을 적용받아 7만3200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2014년 5월 16일, 그러니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한 달 뒤에 등록된 이 도메인들의 종료일은 2017년 5월 16일입니다.

청와대는 3년의 약정 할인을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antiparkgeunhye.org’ ‘antiparkgeunhye.co.kr’ ‘antiparkgeunhye.kr’ 등 박근혜 대통령 안티 사이트로 사용 될 가능성이 높은 도메인 또한 소유주와 책임자 모두 대통령 비서실로 확인됐는데요.

그렇다면 청와대는 왜 이런 안티성 도메인들을 구매했을까요?

당장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안티 여론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안티 주소를 가진 사이트가 개설되면 해당 사이트에 안티 이용자들이 몰려,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 입니다. 
길라임닷컴은 아직까지 주인이 없다

당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응 실패로 인해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절정을 달하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싹을 사전에 자르고자한 청와대 직원들의 ‘심기 대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청와대가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통제하기 위해, 세금을 들여(물론 3년 약정이라는 알뜰함을 보인 것은 칭찬합니다) 안티 도메인을 선점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큽니다.

도메인 구입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한 네티즌은 “내가 낸 세금으로 무언가를 차단하고 가리고 통제하려는 수작을 보니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고, 좋은 말만 들으려고 하는 청와대가 매 주 광화문을 밝히는 촛불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hoo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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