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큰 틀에서 광화문 광장 집회 구역 중앙을 점유하고 집회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고정인구)의 수와 집회 구역 가장자리에서 일정 시간 동안 집회에 참여한 후 이동하는 사람들의 수(유동인구)를 더할 건데요.
 |
| 자, 이제부터 수학과의 전쟁을 시작하지. [사진=MBC무한도전 캡쳐] |
계산하기 전에 세 가지 가정을 하겠습니다. ① 집회 면적은 경찰 측이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 10만㎡로 하고 ② 1평 공간에 서있는 사람들의 수를 9~10명으로 추산하는 경찰의 페르미법에 따라 한 사람이 차지하는 면적은 0.33㎡이며 ③ 집회에 참여했다가 빠져나간 사람들(집회 구역 가장자리 점유)이 차지한 폭을 집회에 끝까지 참여했던 사람들(집회 구역 중앙을 점유)이 차지한 폭의 10%라고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자리에 앉아서 집회가 끝날 때까지 참여했던 사람들의 수를 구해보겠습니다. 경찰이 추산한 면적은 10만㎡입니다. 간단하게 계산해서 길이가 850ｍ, 폭이 100ｍ인 직사각형이라고 하면, 전체 면적은 8만5000㎡이 됩니다. 그런데 1명이 차지하는 공간을 0.33㎡이라고 가정했으니까 이 면적 안에 있는 사람들은 25만7575명입니다. 따라서 올림하면 고정인구는 약 26만 명.
두 번째로, 집회에 참여했다가 밖으로 빠져나간 사람들의 수를 구할 건데요. 물론 유동인구는 시간과 위치에 따라 추산하기가 매우 어렵고, 또 시간대별로 참여한 인원이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정확한 값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IT업체 조이코퍼레이션이 집계한 기준에 따르면 촛불집회에 참여한 유동인구 대부분이 1~2시간 정도 머문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에 따라 유동인구는 이날 집회에 평균 2시간 머물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유속(J)입니다. 유속은 단위 초 동안 통과한 단위 길이 당 유동인구 수(H)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1초 동안 1m 길이를 통과한 사람이 몇 명이냐 하는 겁니다.
집회시간은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었으니까 6시간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한 공간에 머문 시간을 2시간이라고 보면, 어떤 한자리에 6시간 동안 서로 다른 3명이 지나간 것입니다. 그러면 주기는 1/3이 되며, 이 주기를 기준으로 1명이 움직인 거니까 주기 당 유동인구(유속)는 3.3명/m/s입니다.
이제부터는 유동인구를 구하기 위해 유속에 집회시간과 이들이 차지한 길이를 모두 곱하겠습니다. 그러면 등식은 (유속 3.3명/m/s) X (집회시간 6시간) X (3600) X (길이 10ｍ)가 되므로, 이를 계산하면 71만2800명이 나옵니다. 올림해서 유동인구는 약 72만 명입니다.
마지막으로 덧셈만 남았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당신은 챔피언!) 지금까지 계산한 값에 따르면 집회에 끝까지 참여한 사람들의 수는 약 26만 명, 집회에 두 시간 머물렀다가 간 사람들의 수 약 72만 명입니다. 이 둘을 더해,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를 구하면, 약 98만 명입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광화문 광장 촛불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26만 명이라고 발표하고 주최 측은 100만 명이라고 했습니다. 집회가 끝나면 엉뚱하리만큼 동떨어진 숫자가 발표되는데요. 21세기를 살고 있는 경찰에게 수학 공부를 추천합니다.
※ 추후 집회 측 추산 150만 명이 참가한 지난 26일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 참여자 수를 계산해보겠습니다. 이날 광장에 모인 군중은 어떤 경계에 가두기 어려울 정도로 예전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띄었기 때문에 계산상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d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