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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를 듣다, 만나다, 느끼다
icon서상범 HOOC Editor 2017.12.29 11:07 am
[서상범기자의 인스파이어]2017년 최고의 책 중 하나로 꼽히는 ‘아날로그의 반격’. 디지털 세상에서 디지털이 아닌, 상품이나 서비스가 부활하는 현상을 다루며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혹자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부는 아날로그 열풍의 주요 지분을 ‘아날로그의 반격’이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다.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LP음반을 듣고 있는 사람들(사진=인스파이어)

최근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색스’가 한국을 방문했다. 아날로그 열풍을 다룬 작가이자 유명 칼럼니스트가 우리나라에서 찾아간 곳은 어딜까? 생각만해도 아날로그의 정수가 모여있을 것 같은 데이비드 색스의 선택지 중 하나는,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한 건물이었다. 그것도 디지털 금융회사가 운영하는 공간. 바로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였다.

궁금했다. 왜 그는 이 곳을 선택했을까? 그래서 만났고, 물었고, 그는 답했다.

“이 곳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한국에서 가야할 곳 리스트 중 첫번째로 올렸었다. 그래서 아무런 고민없이 오게 됐고, 황홀하다“ 이어 그는 기업의 아날로그적 활동의 대표적 사례로 이 곳을 꼽았다. 
아날로그의 반격을 쓴 데이비드 색스. 그는 아날로그는 디지털과 대립적 존재가 아닌, 서로의 결핍을 채우고 보완하는 존재라고 말했다(사진=인스파이어)

더 궁금해졌다. 대체 카드회사가 하는 공간은 어떻게 아날로그 현상의 전문가를 사로잡았을까? 보다 근본적으로 대체 이 회사는 왜 이런 아날로그 활동을 하는 걸까?

#아날로그, 듣다

현대카드의 뮤직라이브러리는 2015년 이태원에 문을 연 이후 지역의 명소를 넘어,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워낙 유명하고 잘알려져있기에 성과에 대해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궁금한 것은 ‘왜?’라는 질문이다. 이 공간을 담당하는 황찬주 SPACE BRAND 1팀 매니저는 “모든 것이 다 디지털이나 핸드폰 디바이스로 이뤄지는 세상, 디지털 포화 속에서 아날로그라는 가치를 극대화하는 공간”이라고 답했다.

음악을 음원으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보고 경험을 하면서 영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또 질문이 나온다. 왜 음악인가? 왜 현대카드는 음악이란 소재를 LP라는 아날로그 매체를 통해 경험하도록 하는 걸까?

황 매니저는 음악의 속성, 가치를 기반으로 설명했다. “전세계의 다양한 언어의 사람들이 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그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가는 이태원이란 지역에서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사진=인스파이어)

이러한 공간을 방문하는것 자체만으로도 쉼을 제공하고 무형의 음악을 유형으로 경험하고, 음악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 경험을 통해서 아날로그의 가치를 발견하고 영감을 불어넣는 것. 비단 자사의 고객만이 아닌, 대중들에게 전할 수 있는 기업 가치라는 것이다. 이 건물 지하에 있는 언더스테이지도 마찬가지다.

무대에서부터 맨 끝까지 거리가 몇 미터가 되지 않는 아담한 공간, 이 곳에서 엘튼 존, 스팅과 같은 대가수는 물론이고,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섰다.

공연자들 입장에서는 실험해보고 싶은 음악, 공연(이 곳에는 음악만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연극, 전시 등 다양한 활동들이 소수지만, 몰입하는 관객들과 만난다)을 이 곳에서 공연해볼 수있다. 관객들은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공연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영감을 얻는다.

공연자랑 관객 둘 다의 측면에서는 아티스트와 관객이 직접적으로 호흡, 소통한다는 경험을 전한다. 이렇게 두 공간은 각각의 특성이 존재하지만, 음악이란 공통분모를, 아날로그 감성을 통해 전하는 브랜딩 최전선에 있는 것이다.

#아날로그, 만나다

뮤직라이브러리에 비해 잘알려지진 않았지만 현대카드가 최근 문을 연 스튜디오 블랙 역시,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하는 공간이다.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이 곳은 쉽게 정의하자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다. 그러나 한발짝 더 들어가면 여타의 코워킹 스페이스와는 다른 속성을 지닌다.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사진=인스파이어)

보통 이런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은 디지털에 특화된 업(業), 디지털 스타트업이나 벤처 종사자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곳의 구성원들은 제조업에서 영화, 문화계 종사자들까지 다양하다. 공간 한 켠에는 3D 프린트가 위치해 입주자들의 아이디어를 실체화된 물건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 곳에 입주한 양지호 프레임바이 대표 역시 전통적인 IT 종사자가 아니다. 1인 디자인 기업을 운영하는 양 대표는 핸드폰케이스, 의자 등 물성이 있는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한다.

그는 이 공간에 대해 “현대화된 IT나 기계, 혹은 사물인터넷, 최첨단. 아날로그적인 느낌의 인테리어가 있으면서도 최첨단 장비가 있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 공존이 이뤄지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에 대해 강조했다. ”디지털노마드라고 해서, 세계 어디든 컴퓨터 하나면 일을 할 수 있다고 얘기 하는데. 혼자서 일을 하다가 우물 안 개구리인 것 같은 거예요. 이 공간에서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고, 오며가며 자극을 계속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리 디지털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라해도, 본질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 연결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스튜디오 블랙이 주안점을 두는 것 역시 ‘만남과 교류’다.

전혀 다른 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거기서 나온 생각이 전혀 생각지못했던 결과물을 만드는 것. 한 공간에 모여서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 생각의 교점이 모여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아날로그, 느끼다

현대카드의 아날로그 활동 중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업의 본질인 카드에 관한 것이다.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카드들의 소재는 구리가 원료인 코팔이라는 금속이다. 그래서 묵직하고, 금속의 느낌이 물씬난다. 플라스틱 카드와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소재를 카드에 사용한 것일까? 김정호 CARD FACTORY 팀장은 이렇게 말한다.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카드들은 플라스틱이 아닌, 구리가 원료인 코팔이란 금속으로 제작된다(사진=인스파이어)

”구리는 기원전 6세기부터 처음 등장한 동전의 원료입니다. 카드는 가상의 결제수단인데요. 저희는 실제의 화폐라는 물성(物性)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00페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결제수단까지 대중화되는 세상에서, 화폐가 가진 물성, 의미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가 고민없이 이른바 “긁는다”는 행위를 하면서 놓치고 있는, 실제 재화(財貨)를 사용한다는 경험을 전하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여기에 카드의 제작과정도 장인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주물, 캐스팅, 연마작업 등 총 9단계를 거쳐야 완성이 되는데, 기계가 어느정도 역할을 하지만 장인의 손을 거쳐야 완벽해진다. 이렇게 손 끝으로 만들어진 카드는 여의도의 카드 팩토리를 통해 고객의 손 끝으로 전달된다. 화폐의 물성, 그리고 손으로 이어지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하는 것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앙상블.

데이비드 색스는, 모든 것이 디지털로만, 그 반대로 아날로그로만 채워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두 가치는 대립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채워가고, 돋보이게 만들어 줄 보완재이자, 앙상블(ensemble)적 요소라는 것이다. 그는 애플을 예로 들었다. 디지털 디바이스의 총아라고 부를 수 있는 애플이, 굳이 오프라인에서 애플 스토어를 운영하는 이유는, 고객들에게 물성, 감성을 전달하고, 그렇게 전달된 경험과 감성은 애플이란 회사에 대한 브랜드 가치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카드의 활동 역시 동일한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될수록, 아날로그의 영역은 더 확대될 것이다(사진=인스파이어)

“모든 것이 디지털화가 될 수록, 아날로그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질거에요. 디지털이 일상화되어 갈수록, 아날로그의 영역은 더욱 확장할 거라고 믿습니다. 아날로그만의 방식으로요.” 

<디지털 컴퍼니, 아날로그를 말하다. 영상으로 보기>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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